'도돌이표 공방 자제' 목소리 추경호 "차분히 상황 지켜보자" 제안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발언하는 김민전 최고위원(왼쪽)을 바라보고 있다. 2024.11.28
[세계타임즈 = 이채봉 기자] 국민의힘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이 연일 이어지며 내부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이달 내내 계속돼 온 게시판 논란은 다음 달 10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 때 여당 이탈표의 주요 변수로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여권의 소모적 논쟁이 이어지며 정작 필요한 쇄신 논의는 실종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친윤(윤석열)계인 권성동 의원은 28일 보수 진영 외곽조직인 새로운미래준비위원회(새미준)의 정기세미나 강연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한동훈 대표를 공개 비판했다.권 의원은 한 대표나 그 가족 명의로 1천건에 가까운 의견이 게시판에 올라왔는데 그러면 당심이 왜곡된다며 가족이 글을 올렸는지, 제삼자가 가족 이름으로 올렸냐를 알려달란 것이지,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한 대표가 지난 25일 대통령 비판 글을 누가 썼는지 색출하라는 것은 그 자체가 황당한 소리라며 익명 당원 게시판에서 당연히 대통령이든 당 대표든 비판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한 대표는 회의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을 거론하지 않은 채 민주당 이재명 대표 선고의 1막이 어떻게 보면 끝난 것 같다며 우리가 변화와 쇄신을 더 실천해야 할 때다. 구체적으로 잘 챙기겠다고 밝혔다.관심이 모였던 이 대표 공직선거법 및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가 마무리되고, 여당이 관련 반사이익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내부 갈등을 자제하고 당 쇄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관련 여당이 단일대오로 가야 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나라는 질문에 며칠 전 드린 말씀으로 대신하겠다며 비켜 갔다.한 대표는 지난 26일 관련 질문에도 그건 제가 지금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말을 아낀 바 있다.야당이 주도하는 김 여사 특검법 대안으로 특별감찰관 추진 요구를 관철하며 특검법 반대를 명확히 했던 것과 비교하면 기류가 바뀐 것으로 분석된다.일부 언론은 한 대표가 최근 가까운 의원들에게 당 대표 흔들기를 막기 위해 김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중대 결심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는데, 한 대표는 제가 한 말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이와 관련 친한(친한동훈)계 핵심 관계자는 이른바 명태균 사건으로 당이 압수수색도 당하는 등 검찰 수사가 계속되고 있지 않느냐며 다음 달 예정된 특검법 재표결 때 여론 지형이 어떻게 형성될지 모르니 분위기를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일각에서는 친한계의 이런 기류와 관련해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두고 한 대표에 대한 해명 요구가 커지자 엉뚱하게 특검법 이탈표 가능성을 흘리는 것 아니냐며 의구심을 키우는 모습이다.권성동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원 게시판을 둘러싼 갈등으로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때 친한계에서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와 관련해 "게시판 문제를 김 여사 특검과 연계시키는 것은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당 내부에서는 불필요한 당원 게시판 논란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추경호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당분간 여기에 관한 공개 발언이나 논쟁을 자제하자며 차분히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고 제안했다고 한다.친한계와 친윤계가 20일 넘게 도돌이표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일단 봉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전날 한기호·고동진 의원도 당 소속 의원 단체대화방에 당원 게시판에는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지 않느냐며 이제 논쟁을 끝내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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