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타임즈 장승영 기자]인사동은 도심 속에서 낡지만 소중한 전통의 물건들이 밀집되어있는 공간이다.
인사동에는 쌈지길을 중심으로 골목들마다 미로처럼 얽혀져 있는 곳이다. 이 미로 속에는 화랑, 전통공예점, 고미술점, 전통찻집, 전통음식점, 카페 등이 다양하게 밀집되어 있다.
특히 인사동의 노포들은 저마다의 개성을 추구하며 젊은이들은 물론 중년층에게까지 매우 인기가 많다. 그 중에서도 화랑은 인사동의 명맥을 이어온 중심이다.
이곳에는 100여개의 화랑이 밀집되어 있는데 한국화에서 판화, 조각전까지 다양한 전시회를 감상할 수 있다. 대표적인 화랑으로는 민중미술의 중심역할을 했던 학고재, 재능있는 작가들의 터전이 되었던 가나화랑, 가나아트센터 등이 있다. 이곳에서 26년간 도장업인 대진사를 운영해온 사람이 있다. 바로 윤종현씨이다.
그는 늘 인사동이 자신의 삶의 터전이라고 말한다. “나의일터는 이웃과 더불어 사는 이곳 인사동입니다.”라고 언급하고 있는 윤종현씨는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장애인이다. 1988년 삼육재활원에서 기능사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컴퓨터 자격관련 공부를 하고자 했지만 장애인이라는 현실앞에 꿈을 접어야 했다. 그와중에 방황도 했었고 자신의 처한 현실을 받아 들일수 없었다. 하지만 한사회인의 구성원으로 살아나기 위해선 무언가를 하여야만 했다. 그일이 바로 전각(篆刻)분야였다.
이 일을 마음먹고 결정하기에 윤종현씨는 5년이란 세월을 보내야 했다. 종로에 있는 ‘노고당’이라는 도장집에서 기술을 배우며 익혔다. 결국에는 1993년 7월 인장 공예기능사 자격을 취득하여 자신의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도장일을 하는것도 처음에는 만만치 않았다. 뇌성마비라는 장애로 체력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내평생에 걸려있는 이일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 윤종현씨는 혼신을 다해 일에 임했다. “사람은 체력만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정신력으로 사는것입니다. 체력의 한계를 느낄수록 정신력으로 소중한 자아를 끝까지 이끌고 가야합니다.”라며 장애인들의 각오를 언급했다.
인장은 실용인장과 예술인장으로 구분된다. 실용인장은 구비서류등에 쓰이는 일상의 도장이고 예술인장은 그림이나 글씨에 낙관(落款)으로 사용되는 전각이다. 인사동 골목에서 1평 남짓한 가게에서 그는 지금 이순간에도 고객이 맡긴 도장을 정성스레 파고 있다. 솜씨도 일품이다. 그래서 인지 단골손님중엔 이름만대도 알 수 있는 사람이 많다. 특히 인사동에서 미술작가들의 낙관주문이 많기도 하다고 한다. 또한 외국인 단골 손님들도 상당수있다.
윤종현씨는 비록 내가 장애인이라 할지라도 조금도 부족하거나 불편함이 없다고 한다. 많은돈은 아니지만 자기가 노력한 만큼 벌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자신의 인생은 양각 음각을 곧고 깊게 새김질 하는것과 다를바 없습니다. 항상 열심히 성실하게 인생살이를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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