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타임즈 = 이판석 기자] “좋은 방송은 시청률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서 시작합니다.” 유해남 전 KBS 창원방송총국장(58)은 30년 넘게 공영방송의 현장을 지켜온 인물이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기 전인 1993년, 행정고시 1차 시험에 합격했지만, 행정가의 길 대신 언론을 선택했다.
“제도를 바꾸는 법보다, 사람을 바꾸는 언론이 더 강력하다”는 믿음에서였다.
그는 기자와 행정가, 전략가를 두루 거치며 공영방송의 변화를 이끈 ‘실행형 리더’로 평가받는다.
■ 행정 감각과 언론 감각을 겸비한 리더
유 전 총국장은 KBS 내부에서 보기 드문 전천후 인물이다.
1995년 KBS 입사 뒤 창원방송총국과 진주방송국에서 방송기자의 길을 걸으며 2014년에는 창원방송총국 보도국장으로 취임했다.
2016년 9월에는 KBS본사 보도본부 네트워크부장으로 옮긴 뒤 그후 주로 전략기획실에서 활동했다.
기획·법무·보도·전략의 핵심 보직을 잇달아 맡으며 방송의 현장과 구조를 함께 이해한 인물로 꼽힌다.
2018년 KBS 전략기획실 지역정책실장
2019년 KBS 보도본부 재난방송센터장
2020년 KBS 전략기획실 법무실장
2022년 KBS 전략기획실 전략기획국장
2023년 KBS 창원방송총국장
행정고시를 준바했던 논리와 기자의 감각을 겸비한 그는 “기획을 이해하는 기자, 현장을 아는 관리관”으로 불렸다.
■ 재난방송의 혁신, “보도는 시민의 행동을 바꿔야 한다”
그의 이름이 방송계에 각인된 시점은 2019년 재난방송센터장 시절이었다.
그는 국내 방송사 최초로 입체형 재난방송 포맷을 도입했다.
CCTV, 현장기자연결, 시민제보, 전문가 해설을 하나의 큐시트에 통합해
단순 중계를 넘어 ‘시민 행동형 방송’이라는 개념을 정립했다.
이 포맷은 곧 전국 방송사로 확산돼 현재 재난보도의 표준이 됐다.
유해남 前 총국장은 “재난방송은 정보 전달이 아니라 시민의 행동을 이끌어야 한다"며 "언론이 생명을 지키는 구조물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 전략기획의 설계자, 공영방송 개혁의 실무가
보도 현장을 거친 그는 이후 전략기획의 중심으로 자리를 옮겼다.
법무실장 시절에는 방송 관련 소송과 규제 대응을 총괄하며 공영방송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법적으로 방어했다.
전략기획국장 재임기에는 프로젝트 중심 매트릭스 조직을 도입해
결정 속도를 높이고 부서 간 장벽을 허물었다.
그는 “조직의 속도는 사람 간 신뢰에서 나온다”며 보고보다 소통, 지시보다 설득을 중시했다.
창원총국장으로 부임한 뒤에는 지역민 참여형 콘텐츠를 확대하고,
지역 대학·지자체와 협력해 ‘지역 공영방송의 새로운 모델’을 구축했다.
“공영방송이 지역을 잃으면, 국가의 균형도 무너집니다.”
■ 탐사보도로 다진 ‘현장 철학’
유 전 총국장의 언론 인생은 현장에서 시작됐다.
2000년 한국기자협회 ‘올해의 기자상’을 받은 남해안 적조 사태 기획취재가 대표작이다.
그는 적조 확산의 근본 원인을 추적하며 정부의 황토 살포식 대응을 비판했다.
“바다를 살리려면 해양 순환의 원리를 알아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이후 정부 정책 수정의 계기가 됐다.
또 인공어초 부실시공 문제를 잠수 취재로 밝혀내 해수부의 ‘인공어초 설치 표준 시방서’ 제정으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 유해남 前 총국장은 “탐사보도는 문제를 폭로하는 일이 아니라, 제도를 바꾸는 일이다"고 말했다.
■ “언론의 본질은 사람이다”
기자, 기획자, 행정가로 살아온 그는 한결같이 ‘사람’을 중심에 둔다.
“좋은 방송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사람의 이야기를 존중하는 태도, 그것이 신뢰의 출발점입니다.”
그는 후배 기자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보도를 숫자로 평가하지 마라.
한 사람의 삶이 바뀌었다면, 그것이 진짜 성과다.”
■ 기획으로 제도를, 사람으로 언론을 움직이다
유해남 전 총국장은 공영방송의 전략가이자 현장의 실천가다.
법과 언론의 경계를 허물고,
기획과 실행, 제도와 사람을 잇는 다리를 놓았다.
그의 리더십은 세 단어로 요약된다.
현장(現場), 실행(實行), 사람(人間).
“언론은 제도를 바꾸기도 하지만,
결국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일입니다.
그 마음의 변화가 세상을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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