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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검찰이 구형한 15년에서 반토막을 자른 선고도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재판부는 '죄질에 상응하는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라고 판시해놓고, 전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선고를 내린 것입니다.
게다가 재판부는 장 중사의 보복협박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사건 당일에도 피해자를 쫓아가며 신고할 것인지 물으며 위협하고,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를 보내며 신고를 방해한 행위가 어떻게 죄가 아닙니까. 피해자는 그 문자를 받으며 혹여라도 자신의 잘못이 있는지 수없이 많은 고민과 자기검열과 고통의 시간을 보냈을 것입니다.
군사법원의 이번 선고는 '성범죄자 감싸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오히려 또 다른 n차 가해입니다. 그간 군사 법원의 솜방망이 같은 처벌이 군 내 성폭력 범죄를 끊임없이 재발시켰음에도 여전히 이에 대한 반성을 조금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국민들의 법 감정에도 맞지 않는 이번 선고는 앞으로 발생할 군 성범죄 재판에 있어 아주 나쁜 선례로 기록될 것입니다.
덧붙여 얼마 전, 고 이중사님의 사건이 있었던 공군 제8전투비행단에서 판박이처럼 똑같은 성추행 사망 사건이 드러났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가 부대 배치에서도 성차별을 당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피해자 A하사가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에 지원을 했고, 좋은 성적으로 근무가 예정됐었음에도 불가능 통지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여군이라 출장비가 많이 든다는 가당찮은 이유입니다.
여군을 대체 어떤 존재로 보는 것인지 군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군도 똑같은 군인입니다. 국가를 지키고, 국민들을 보호하겠다는 신념으로 선택하고, 국가가 데려간 똑같은 우리의 동료 시민입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하고, 배제하고, 성적 대상화시키면서 여군 인력만 확대하면 뭐합니까. 제 한목숨 지키기 버거워 보이는 곳에 어느 누가 지원을 하겠습니까.
군 조직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대체 얼마나 더 쌓일 수 있는지 국민을 대상으로 실험이라도 하나봅니다. 블랙이글스 지원 배제 사건에 대해서는 인권위가 나서서 직권조사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이 중사님 유가족들께 철저한 조사 약속과 더불어 국가가 지켜주지 못한 것에 사과한 모습을 국민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무책임,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군을 통솔하지 못하는 무능력을 보이고 싶으신 게 아니시라면 군의 분골쇄신에 반드시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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