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종 칼럼) 세계 교역 예상보다 부진, 하방 위험 딛고 수출 영토 확장을

편집국 / 기사승인 : 2024-04-19 15: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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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현,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서울시자치구공단이사장협의회 회장 역임/
전, 소방준감, 서울소방제1방면지휘본부장, 종로·송파·관악·성북소방서장)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최근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세계 교역이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에 미칠 하방(下方) 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4월 14일 ‘최근 무역수지 및 수출입 흐름 평가와 시사점’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최근 세계 교역 실적치가 주요 기관들의 낙관적 전망을 하회(下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라면서 “우리나라 수출에 미칠 하방 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수출 호조를 마냥 낙관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지난 2022년 1분기부터 6분기 연속 이례적인 적자를 기록하며 누적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741억 달러에 달하였다가, 지난해 3분기 이후 세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흑자 규모도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각각 97억 달러, 90달러를 기록하면서 누적 흑자 187억 달러 기록으로 코로나19 충격 이전인 2019년 평균 수준까지 회복했다. 향후 무역수지는 반도체 업황 개선에 힘입어 한층 더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왜냐면 수출물량지수가 반도체 수요 증가로 2019년 대비 14∼17%의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고, 수출물가지수도 반도체 가격 반등을 반영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최근의 무역수지 추이는 단순히 부진했던 수출이 개선된 결과라기보다는 수입 금액상의 현저한 증감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반영된 측면이 있다. 다만, 최근 세계 교역 실적치가 주요 전망기관들의 낙관적 전망을 하회하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향후 세계 교역이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에 미칠 하방 위험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보고서에 의하면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전 세계 상품 수입 물량이 0.5%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으나, 적시성이 높은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국(CPB)이 발간한 ‘월드 트레이드 모니터’ 실적치 기준으로는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지난 4월 10일(현지 시각) ‘세계 무역 전망과 통계’ 연례 보고서를 통해 “올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돼 특히 선진국을 중심으로 실질 소득이 다시 증가하며 공산품 소비가 촉진될 것”이라며 지난해 상품 교역 성장률 추정치를 당초 예상한 -0.8%에서 0.4%포인트 하향한 –1.2%로 낮췄다. WTO는 또 수출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긴장과 정책 불확실성 등 교역 반등을 제한할 수 있는 하방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올해 ‘교역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의 3.3%에서 0.7%포인트 하향한 2.6%로 조정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Ngozi Okonjo-Iweala)’ WTO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세계 무역 회복을 향해 진전을 이루고 있다”라면서도 “지정학적 분쟁과 세계무역의 분절화(fragmentation)와 같은 위험을 완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글로벌 교역 여건이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한 시기다. 지난해 10월 촉발된 중동 분쟁은 최근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큰 변곡점을 맞았다. 중동 5차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국제 정세 급변 속에서 주요국들이 자국 이익 우선주의를 추구하면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더욱 기승을 부릴 공산이 커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4월 15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긴급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선 현재까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이달에도 ‘수출 플러스(+)’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강경성 1차관 주재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4차 수출품목담당관 및 제5차 수출 비상대책반 회의를 열고 이같이 논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 수출은 지난 1분기 전년 대비 8.3% 증가한 1,637억 달러를 기록했고 4월에도 1~10일 기준으로 반도체·승용차·석유제품의 수출 호조세와 미국·중국·EU 등으로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전체 수출은 전 년 동기 대비 21.6% 증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강경성 1차관은 “중동 위기 고조가 당장 수출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4월에도 반도체를 포함한 IT품목과 자동차·선박 등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세가 월말까지 이어지면서 7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의 견조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안이하게 낙관하고 있을 때만은 결코 아니다. 중동 확전으로 해상 물류·운송이 차질을 빚고 각국이 수출입 통제의 고삐를 옥죌 경우는 반도체 업황 개선에 기댄 수출 회복 흐름은 당연히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4월 18일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이후 가동된 금감원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이러한 금융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외환·원자재 전문가·금융지주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들이 참석해 중동 분쟁 격화에 따른 현재의 금융시장 상황을 정밀 진단하며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는데, 회의에서는 현재 중동 분쟁 고조와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함에 따른 미국 국채 금리 급등으로 금융시장에도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하면서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 주가 하락 등은 중동 분쟁 등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된 영향”이라면서도, “기업들의 수출증가세 지속, 경상수지 흑자기조 유지 등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Fundamental│기초체력)’은 견조하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우리 금융시장은 다양한 시장 불안 상황에서 축적된 위기관리 능력으로 이번 중동사태 충격도 잘 대응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도 “당분간은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 등으로 고환율·고유가·고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신속히 대응해 나가 달라”고 주문했다.

따라서 이번 중동사태가 우리 기업들의 물류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다행히 코트라(KOTRA)·무역보험공사·무역협회 등과 함께 구성한 민관합동 ‘수출 비상대책반’을 중심으로 시나리오에 따른 ‘상황별 대응계획(Contingency plan)’을 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연히 글로벌 시장의 여러 변수에 휘둘리지 않고 수출을 확실한 성장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빈틈 없는 치밀한 전략과 스스로 실력을 갖춰야만 한다. 무엇보다 정부는 예측 가능 상황별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수출 바우처 물류비 추가 확대, ▷중소기업 전용 선복 추가 지원, ▷피해 발생 기업에 대한 무역금융 특별 지원 등의 조치를 즉각 시행할 태세를 갖추고 민·관·정이 원팀이 돼서 ‘제2·제3의 반도체’가 될 수 있는 주력 수출 품목을 성장시키고 시장을 다변화하는 등 수출 영토 확장에 총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초격차 기술 확보와 품질력 제고로 어디에도 뒤처지지 않을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다. 특히 정부와 정치권은 4·10 총선 후폭풍으로 어수선하겠지만 목전에 봉착한 경제 태풍 앞에서 해묵은 후유증을 털고 초당적 협력의 정치력을 발휘하여 천정부지로 솟구치는 물가부터 잡고 주력·첨단 산업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방위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속도감 있게 적극 실행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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