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로부터 받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나는 잠시 고향 녹동으로 내려갔다. 큰언니의 주선으로 내 고향 고흥 녹동에 있는 주류 회사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나는 순진하면서도 깊은 눈빛을 가진 젊은 청년을 만났다.
나는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꼈다.
흔히 소녀들이 그러하듯 나는 그 감정 앞에서 여자로서의 내 인생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서로어울리다가 결혼을 하게 되고, 그리고 아이를 낳고..... . 그런 평범한 여자의 인생을 생각하니 설레기보다는 오히려 가슴이 답답해져왔다.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것이 많았던 나에게 그것은 스스로 용납할 수 없는 놀이에 불과했다.
어느 날 밤, 나는 그를 우리 집 근처에서 만나 “더 이상 만나지 말자”고 선언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왔다. 마음 한구석이아려서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었지만, 그래도 야박한 결정을 내린자신이 대견했다.
이후 나는 회사에 사표를 내고 작은오빠가 있는 광주로 올라갔다. 작은 오빠는 재벌 회사에 스카우트가 되어 그곳에서 승승장구했지만 과감하게 자리를 박차고 나와 광주에서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나는 거기서 경리 일을 보면서 틈틈이 커튼 만드는 법을 익혀 그일도 함께 했다.
나는 오빠네 가게 근처에 작은 방 하나를 사글세로 얻었다. 연탄화로와 간이 찬장, 그리고 세숫대야가 있는 부엌 딸린 방이었다. 아주 초라한 공간이었지만 나는 이곳에서 내 꿈을 성취해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월급을 받아 월세를 내고, 엄마에게적지만 용돈을 보내고, 한달을 먹고 살 식료품을 사면 얼마 남지 않는 그런 형편이었으나 사기만큼은 충만하던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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